수국의 계절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먼저 피어난 불두화를 소개하고 두 꽃의 차이점

수국의 계절이 오기 전, 불두화를 만나다

봄에서 초여름으로 넘어가는 길목, 꽃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눈길을 사로잡는 흰 꽃송이 하나에 멈춰 섰을지도 모릅니다.

마치 수국처럼 동글동글 모여 핀 꽃.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뭔가 다르다는 걸 느끼죠.

수국과 닮았지만 또 전혀 다른 매력을 지닌 불두화, 오늘은 수국의 계절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먼저 피어난 불두화를 소개하고 두 꽃의 차이점도 자세히 알아보려 합니다.

불두화(佛頭花)는 이름부터 인상적입니다.

‘부처의 머리처럼 생긴 꽃’이라는 뜻에서 유래했는데요, 꽃이 둥글게 모여 피어 있는 모습이 부처님의 고요한 형상과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중국 원산의 낙엽 활엽 관목으로, 우리나라에서는 4월 말에서 5월 중순 사이에 만개해 산책로, 정원, 사찰 등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겉보기에 수국과 비슷해 보이지만, 불두화는 개화 시기와 꽃의 구조가 다릅니다.

특히 중심에 수술이 있는 ‘참꽃’이 없고, 오직 꽃잎처럼 보이는 장식화(무성화)로만 이루어진 것이 특징입니다.

이 때문에 더욱 풍성하고 둥글게 보여 사람들의 시선을 끌지요.

수국은 본격적인 여름을 앞두고 6월부터 7월 사이에 절정을 맞이합니다.

수국의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그 오묘한 색감 변화에 있습니다.

흙의 산성도에 따라 파란색부터 분홍색, 보라색까지 다양한 색깔로 피어나며, 비 오는 날 더욱 깊고 진한 색으로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지요.

수국은 불두화와 달리 중심에 ‘참꽃’이 존재합니다. 겉을 감싸는 화려한 장식화 사이사이로 작고 소박한 참꽃이 숨어 있어, 자세히 들여다봐야 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처럼 수국은 겉과 속이 모두 꽃이며, 개화 후 색이 점점 짙어지는 특성도 지니고 있어 한 송이로도 오랜 시간 다양한 변화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불두화는 비교적 단정하고 조용한 아름다움을, 수국은 화려하고 감성적인 매력을 지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치 수묵화와 수채화 같은 차이랄까요?

불두화를 처음 보면 "어? 벌써 수국이 폈나?" 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알고 보면 그 시기와 구조부터 전혀 다릅니다.

봄과 여름을 잇는 시점에서 만나는 불두화는 계절의 경계에 선 듯한 느낌을 줍니다.

수국이 본격적으로 피기 전, 짧은 기간 동안 사람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 불두화는 어쩌면 우리가 지나치는 계절의 미묘한 감정을 가장 잘 담아낸 꽃일지도 모릅니다.

불두화를 보고 수국을 떠올리는 그 순간, 우리 마음에는 이미 계절을 미리 느끼는 감각이 자라나고 있습니다.

꽃을 구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소중한 것은 꽃을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 아닐까요?

올봄, 수국이 오기 전 짧게 피었다 사라지는 불두화와의 만남을 통해 자연의 섬세한 리듬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